먼저 1천3백년 전 같은 시대의 인물로 삼국통일에 성공했던 신라의 김춘추와 실패했던 고구려의 연개소문을 비교. 연개소문은 명분없는 쿠데타로 대외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당한 반면 김춘추는 합법적 절차를 거쳐 권력을 장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외정책을 탄력적으로 추진해 통일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소개.
또 후삼국시대 지도자 세 사람의 선택도 비교했다. 깜짝쇼를 펼쳐 보인 궁예나 기민한 전술을 보여준 견훤보다 포용정책으로 지방 토호세력들의 지지를 얻은 왕건에게 결국 권력이 기울었음을 설명. 일제시대 똑같은 독립운동가였지만 일제에 체포됐을 때 협력을 거부하고 고문 끝에 죽어간 이회영과 일제에 협력함으로써 목숨을 연장한 오성륜, 두 사람의 선택과 이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내렸다. 현실감 넘치는 저자의 서술이 뛰어나다. 푸른역사. 9,500원.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