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불임남성이 정액검사나 고환 조직검사를 한두 번 받고 정자를 못찾으면 ‘대리부(代理父)’를 찾거나 정자뱅크를 이용했다. 그러나 최근 2백여명의 무정자증 환자가 여러차례 조직검사 끝에 정자를 찾아내 아기를 낳는 데 성공했다.
무정자증에는 △정자가 나가는 경로가 막힌 ‘폐쇄성’과 △고환에 이상이 있어 정자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비폐쇄성’이 있다. 폐쇄성의 경우 수술로 막힌 곳만 뚫어주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부고환에서 정자를 찾아 특수관으로 빨아당기는 ‘메사(MESA)’나 고환에서 정자를 찾아 특수관으로 흡입하는 ‘테세(TESE)’ 등의 시술을 한 뒤 현미경을 보면서 특수관을 통해 정자를 난자 안에 넣는 이시(ICSI)로 수정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임신 성공률은 25∼40%로 인공수정 때와 비슷.
고환의 원형정세포를 뽑아내고 난자를 채취해 체외수정시킨 다음 배양기에서 수정란을 배양한 뒤 자궁에 넣는 ‘로시(ROSI)’로 임신에 성공한 경우도 국내 3쌍.
7, 8차례 검사해도 정자를 못 찾으면 ‘정자뱅크’를 이용할 수도 있다. 외국 병원에선 혈액형과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의 색에 맞춰 정자를 공급한다. 국내에선 주로 대학생의 정자를 혈액형에 맞춰 공급한다.
영동제일병원 조정현박사는 “무정자증 시술을 받든 정자뱅크를 이용하든 여성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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