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홈닥터]정자 건강해야 2세 「튼튼」

  • 입력 1999년 4월 6일 19시 22분


《최근 영국과 독일이 정자(精子)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독일 DPA통신은 영국의 불임시술센터에 정자를 제공한 남성 중 ‘무정자증’ 또는 ‘희소정자증’ 환자가 많아 영국 ‘수정발생학국(HFTA)’이 정자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FTA측은 ‘근거없다’고 일축했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영국민은 분개했다. 독일 언론은 영국남성이 △과도한 난방 △꽉 끼는 속옷과 바지 착용 △장시간 사무실 근무 등으로 야외생활을 즐기는 프랑스 핀란드 남성보다 정자수가 적다고 보도했고 영국 언론은 어찌 영국 남성만의 문제냐며 반격했다.》

과학자들이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에서정자 감소의 이유를 찾고 있는 사이에도 정자 수는 줄고 있다.

▽정자 건강의 중요성〓정자가 건강하다고 튼튼한 2세를 낳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가능성은 높다고 의학자들은 보고 있다. 똑똑한 사람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가 똑똑하다는 것이 ‘간접증거’. 프랑스 앙루안 베클레르병원의 르네 프리드망박사는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의 지능과 학업성취도가 다른 아이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 그는 ‘고학력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정자 수가 줄면 불임 우려가 높아진다. 또 정자 감소가 대물림될 가능성도 크다. 건강한 ‘밀레니엄 키드’를 낳기 위해서라도 ‘정자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자 감소 원인과 예방법〓96년초 미국의 여성과학자 테오 콜본박사는 저서 ‘도둑맞은 미래’에서 환경오염물질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흉내내 남성을 여성화하기 때문에 정자수가 준다고 주장. 미국에서는 음료수 캔에 있는 비스페놀A가 ‘주범’이란 연구결과도 나왔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일부 공장근로자들이 솔벤트에 노출돼 정자 수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일상 생활에서도 정자 수를 줄이는 요소가 있다. 96년 네덜란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6개월 동안 꽉끼는 바지를 입은 남성이 헐렁한 바지를 입은 남성에 비해 정자수가 훨씬 적었다. 고환은 체온보다 1∼2도 낮은 온도에서 정자를 왕성하게 만드는데 꽉 죄는 옷을 입으면 고환이 뜨거워져 정자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 사우나를 너무 자주 하거나 한곳에 땀이 배이도록 앉아서 일하는 것도 좋지 않다. 런던 웰맨클리닉의 리처드 페티박사는 “신선한 바람을 자주 쐬면 정자 건강에 좋다”고 말했으며 아침마다 고환에 찬물을 끼얹는 것도 좋다는 의견도 있다.

▽정자와 정력〓정자 수가 적고 활발하지 못하다고 해서 정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고환이 없는 환자도 성생활은 정상적으로 하며 환관도 성생활이 가능했다.

성기의 발기는 신경계가 맡고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뇌를 ‘제1의 성기’라고 부른다. 시각 청각 촉각에 따라 뇌의 변연계가 흥분하면 발기한다. 또 무정자증이라도 몸이 튼튼하면 뇌의 명령이 성기에 잘 전달된다.

(도움말〓영동제일병원 불임클리닉 조정현박사 02―3467―3800, 성균관대의대 삼성제일병원 비뇨기과 서주태교수 02―2000―7585)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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