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 1백년간 한국에서 ‘자유’는 그저 말로만 존재했음을 밝힌다. 분단상황 아래서 ‘자유’는 ‘친일경력을 은폐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들이 그들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는 좌파들에게 대항하기 위한’(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이데올로기로 오용했다는 것이다. 결과 서구에서라면 자유주의자로 지목될 사람들이 반체제, 심지어 용공인사로 몰리는 전도(顚倒)가 빚어졌다.
‘일그러진 한국의 자유’를 증거하는 방법으로 자유를 추구한 열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강준만 마광수 복거일 나혜석 김수영 최인훈 김현 전혜린 장선우 홍신자가 꼽혔다.
국가보안법 개정이 논의되는 99년의 한국. 그러나 ‘상품’이라는 새로운 검열자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