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는 군중, 조국 광복의 뜻을 안고 집총훈련에 땀을 흘리는 광복군, 일제패망 뒤 귀국해 열렬한 환영을 받는 임시정부 요인들….
고난과 영광의 임시정부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임정수립 80주년 자료전시회’가 이날부터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2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동아일보와 국가보훈처가 후원하고 광복회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2백90여점의 임정요인 활동사진과 사료, 27년간 계속된 임시정부 활동상을 생생히 보여준다.
전시실 입구엔 가장 먼저 3·1운동 사진을 걸어놨다. 3·1운동의 독립정신이 1919년 4월13일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이어졌음을 상징하기 위해서다.
벽에 걸린 임시정부의 헌장 10개조 중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귀천 및 빈부와 계급이 무(無)하고 일체평등임’ 등의 내용은 80년이 지난 오늘에도 깊은 의미를 지닌다.
‘민족정기(民族精氣)’ ‘진충보국(盡忠報國)’ ‘수미균평위(首尾均平位) 흥방보태평(興邦保太平)’ 등 백범 김구(白凡 金九) 소앙 조용은(素昻 趙鏞殷)선생 등의 친필엔 민족에 대한 애정과 선각자의 지혜가 담겨 있다.
윤봉길(尹奉吉)의사의 한인애국단 입단식, 미군의 지도로 특수훈련을 받은 OSS대원들, 대원수인 김구선생 앞에서 선서하는 여군들의 모습은 외세에 굴복하지 않는 한민족의 의지를 확인시켜준다. 임시정부 국무령(국무총리)을 지낸 이상룡(李相龍)선생과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洪範圖)장군의친필은이번에처음공개된다.전시회는다음달 12일까지(월요일은 휴관) 열린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