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가들은 금강산의 빼어난 아름다움이 국내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우리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실경 산수화가 탄생했다고 추정한다. 이전까지 우리 화가들은 주로 중국의 산수나 상상 속의 경치를 그려왔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 산하를 발견해 화폭에 담은 최초의 실경 산수화가는 겸재 정선(1676∼1759). 그는 특히 많은 금강산 그림을 남겼다. 이후 화가들 사이에 금강산은 훌륭한 그림 소재가 돼왔다.
예술적 영감의 모태인 금강산은 작가라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으나 남북분단 이후 작가들의 접근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면서 작가들의 마음은 크게 설레기 시작했다. 오늘날 우리 작가들이 금강산을 그린다면 어떻게 그릴까?
대표적인 작가 15명이 16일부터 나흘간 금강산을 찾는다. 동아일보와 일민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가 협찬하는 ‘다시 찾은 금강산전’의 하나로 창작여행을 가는 것. 한국화 서양화 조각 영상 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가한다.
이들이 금강산을 돌아본 후 금강산을 소재로 만든 작품들은 일민미술관이 수집한 금강산 옛 그림들과 함께 7,8월 중 일민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선조들과 오늘날 작가들의 작품들 속에 비쳐진 금강산의 진면목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