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재를 외국으로 빼돌리려는 음모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 통로는 일단 국제공항이나 국제여객터미널. 그러나 이 곳엔 문화재를 지켜내는 문화재감정관들이 있다.
김포공항의 경우 문화재감정관은 국제선 1,2청사에 3명씩 모두 6명. 이들의 주요 업무는 출국자의 휴대품 중 문화재로 오인될만한 물건이 있는지를 가려내는 일. 가치있는 문화재로 판명나면 갖고 나갈 수 없다. 문화부장관의 허가없이 문화재를 외국으로 반출할 수 없기 때문(문화재보호법 76조). 그래서 출국 전에 문화재감정관의 감정을 받아 반출 여부를 허가받아야 한다. 만일 허가증 없이 문화재를 들고 나가다 보안검색대에서 걸리면 문화재를 압수당하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문화재 반출 기준은 무엇인가?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는 말할 것도 없고 박물관 미술관 등에 소장 혹은 전시 중인 문화재나 학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도 반출할 수 없다. 그러나 도자기의 경우 부서진 조각이나 아주 흔한 것은 갖고 나갈 수 있다. 도자기 조각이라고 해도 중요한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면 반출불가.
김포공항에서 감정하는 유물은 매달 4백여점. 이 중 반출이 금지되는 것은 생각보다 적다. 전체 감정유물의 0.5% 정도. 이 곳에서 16년째 감정을 맡고 있는 최태희(47·공예)감정관의 말. “문화재감정실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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