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환(裵京煥)안양경찰서장관사를 턴 혐의로 지난달 18일 구속돼 현재 인천구치소에 수감중인 김강용씨(32). 그는 최근 한나라당 경기 안양시 만안지구당에 보낸 편지를 통해 배서장의 실제 피해 금품은 경찰이 발표한 8백만원보다 7배나 더 많다고 주장했다.
15일 공개된 이 편지에서 김씨는 또 배서장 외에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서울 사택(양천구 목동아파트)과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 자택(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도 거액의 금품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편지에서 3월1일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배서장 관사 김치냉장고에서 5천8백여만원의 현금을 훔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돈이 58개의 봉투에 들어 있었으며 이 중 22개는 경찰이 압수했고 나머지는 내가 숨겨두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3월7일 유지사의 서울사택에서 장롱과 화장대서랍 부엌서랍 등에 있던 현금 3천2백만원과 미화 12만달러, 보석 등 1억9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는 것. 그는 또 1월말 김장관 자택에서 김기창화백의 6억원짜리 수묵산수화(3백호)와 탱화 등 4점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배서장은 “도난당한 돈은 모두 8백만원으로 정보비 등 수당을 모아두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지사측은 “경찰에 신고한대로 현금 3천5백만원과 귀금속 5백만원어치를 도난당했을 뿐 미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장관측은 “도난당한 물품은 그림 2점뿐이며 이 중 1점은 중국여행시 입수한 와당(기와의 일종) 탁본이고 다른 1점은 중앙대 부총장 재직시 중앙대 예술대 학생이 그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해온 인천 부평경찰서는 “경찰이 조사과정에서 김씨를 회유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수원·인천〓박종희·박정규기자〉parkhe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