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중 미국 전략사무국은 히틀러에 대한 정신분석을 시도했다. 그의 판단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의식을 분석해 내기 위한 것. 이 보고서는 전쟁 후 25년이나 극비문서로 묶여 있었고 해제 직후인 72년 출간됐다.
저자가 밝혀낸 히틀러의 심리특징중 핵심은 두 가지 성격이 뒤섞인 것. 하나는 귀속감이고 또 하나는 극단을 오가는 가학심리와 피학심리. 히틀러가 군 입대 후 제복을 다리고 신발을 닦는데 광적으로 집착했으며, 통상적인 독일어 ‘조국’(Vaterland)대신 ‘모국’(Mutterland)이란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는 점 등은 그의 내면을 벗겨내는 열쇠가 된다.
권위적인 아버지와 수동적인 어머니는 히틀러에게 독특한 이중성을 부여했고, 18세 때 어머니와의 사별이 그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주었다는 것. 1차대전을 계기로 국가가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해 광적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는 진단이다.
알려지지 않았던 히틀러의 사생활은 책 읽는 흥미를 더해준다. 히틀러가 걷어차이거나 심지어 ‘변기’역할을 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꼈다는 증언은 충격적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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