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인터뷰] 「이해랑 평전」쓴 유민영씨

  • 입력 1999년 4월 16일 19시 58분


“한국연극의 거목에 대한 평가가 거의 없었어요. 이 책은 그가 남긴 거대한 족적에 대한 작은 헌사(獻辭)입니다.”

고 이해랑선생. 조선왕조의 후손으로 ‘딴따라’로 천대받던 연극판에 배우 겸 연출가로 투신, 예총회장과 예술원회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유민영(62)단국대교수(연극평론가)는 10년간의 자료수집과 고찰끝에 ‘이해랑 평전’(태학사 20,000원)을 최근 펴냈다. 그의 사후 10년 만이다.

연극에 입문해 중견연출가로 자리잡고 70년대 정치외도를 거쳐 말년에 다시 연출혼을 불사르기까지의 그의 일생이 연대기 형식을 빌어 5백70쪽의 방대한 전기로 정리됐다.

“이해랑선생에 대한 논문 한편 제대로 없어요. 유치진선생 등 작가들은 그들이 남긴 희곡이라는 텍스트로 접근할 수 있지만 연출자와 배우는 출연했던 연극 외에는 남은 ‘사료’가 거의 없거든요.”

89년 타계 후 이해랑의 가족과 친지는 물론 동료선후배 연극인, 문화계원로 등을 만나 귀찮아할 정도로 ‘취재’했다. 신문기사는 물론 그가 남긴 글은 조각이라도 빠짐없이 모았다. 유교수는 그의 연극을 ‘백스테이지 론’으로 정리했다. 그는 무대 전면보다는 오히려 뒤의 치열함에서 감동을 발견했다는 것.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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