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화가와 소년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상상의 여행을 떠난다. 특별한 목적도 없고 행선지도 없다. 굳이 말하자면 수평선 너머에 있을 새로운 세계를 찾아…. 그렇기에 여행은 환상적이다.
이 동화는 어린이 청소년 어른 모두를 위한 것이다. 어린이나 청소년에겐 상상력을 키워주고 삶에 지친 어른에겐 맑은 영혼의 안식을 준다. 그러나 생각하며 꼼꼼히 읽어야 한다. 스토리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
동화의 주인공은 화가와 소년. 스스로를 ‘순간을 채집하는 사람’이라 부르는 화가가 소년의 집으로 이사를 온다. 화가는 소년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소년은 그 옆에서 바이올린을 켠다. “그림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표현하고 싶다”는 소년.
소년은 점점 화가의 그림 속으로 빠져든다. 눈코끼리가 눈보라 사이를 걸어가는 모습, 서커스 마차가 허공에 둥둥 떠있는 모습…. 환상적 분위기의 그림 속에서 소년은 화가와 함께 상상의 여행을 떠난다. 미지(未知)를 향한 여행. 소년의 눈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해나가는 과정. 일종의 철학동화인 셈이다.
사진처럼 사실적이면서도 신비감을 주는 저자의 삽화도 매력적이다. 저자는 철학동화 ‘소피의 세계’의 삽화를 그렸던 바로 그 사람.
어린이책 분야에서 세계적인 상으로 평가받는 볼로냐국제도서전에서 98년도 픽션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책이다. 독일 언론의 작품평 3편과 지은이와의 인터뷰가 곁들여 있다. 유혜자 옮김.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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