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대표적 섬유작가 2인展 일민미술관서 열려

  • 입력 1999년 4월 19일 18시 58분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섬유작가인 홍익대 송번수교수와 오사카예술대 후쿠모토 시게키교수가 2인전 ‘바다를 건너’를 열고 있다. 30일까지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옥 일민미술관.

송교수는 ‘가시’를 표현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정교하게 염색된 실로 천을 짜면서 흰 종이에 먹물이 번지는 듯한 모습을 표현했다. 부드럽고 화려한 장미꽃 속에 숨겨진 가시를 통해 아름다운 것 속에 숨겨진 날카로움을 표현했다. 이는 세상에는 상반된 것이 함께 존재하는 이중성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송교수의 작품에는 세밀하게 묘사된 장미가시와 이 장미가시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뜨려진 모습이 함께 표현된다. 미술평론가 김복영씨는 송교수의 작품에 대해 “가시 자체보다 가시의 그림자를 더 크게 강조한다.실상과 허상을 뒤바꾸려는 모습이다. 이 속에는 부조리한 현실을 뒤집으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모토교수는 염색된 천을 잘게 오려붙이는 기법을 사용한다. 수없이 작은 색색의 천조각들이 정교하게 이어 붙여져 다양한 빛을 발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의 밝기가 변한다. 전시장을 걷다 보면 후쿠모토교수의 작품은 색색의 빛이 출렁이는 듯이 보인다.

일본 미술인 키무라 시게노부는 그의 작품에 대해 “부드러운 천에 의도적으로 직선적이며 금속적인 이미지를 표현해 미묘한 반짝임과 중후한 두께감을 느끼게한다”고 말했다.

후쿠모토교수는 “염색은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귀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02―721―7772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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