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구박람회는 올해 38회째. 밀라노 시내 무역박람회센터 20만㎡ 공간에 수만 점의 일반가구와 부엌가구가 전시됐다. 국내업체는 출품하지 않았고 국내 가구업계 매출 1위인 ㈜한샘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 수백명이 관람했다.
▼ 간결하게 절제된 선 ▼
옷장 침대 장식장 부엌장 모두 모서리가 직각으로 떨어지고 장식이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 주류. 유일한 장식인 손잡이조차 단순한 일직선이거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손잡이가 아예 없는 미닫이문도 많았다.
옷장 부엌장의 문과 서랍은 대형화 추세. 시원시원하게 큰 문과 서랍이 달려있어 ‘벽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 부엌가구의 경우 냉장고나 후드까지 부엌장 안에 넣어 단순함을 살렸다. 가구의 겉은 간결해 보이지만 안은 용도에 맞게 서랍과 칸막이가 요모조모 구획돼 있어 한결 효율적이다.
▼ 흰색+짙은 밤색 ▼
약속이나 한 듯 ‘흰색+짙은 밤색’의 강렬한 대조가 돋보이는 신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몇 년 전 유행하던 강렬한 원색이나 현재 패션가의 주류인 파스텔톤은 찾아볼 수 없다. 흰색 계열로 아이보리 베이지 연회색 등이 간혹 나타나는 정도. 짙은 밤색은 호도나무 벚나무 등의 자연 원목색상이다.
㈜한샘의 최양하사장은 “부엌가구 역시 흰색이 트렌드”라며 “알록달록한 식기를 돋보이게 하는 깨끗한 흰색 부엌가구는 우리나라 주부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스테인레스 가전기기에 맞춘 은색 스테인레스 소재의 부엌가구도 눈길을 끈다.
▼ 반투명유리와 플라스틱 ▼
옷장 부엌장 중간중간의 문을 반투명유리 소재로 만들어 안이 흐릿하게 비치도록 한 것이 새 경향.어떤 물건을 넣어두었는지 쉽게 알 수 있으면서 투명유리처럼 지저분하게 보이지 않는다.
싸구려 소재로 생각돼온 플라스틱이 목재나 철제를 대신해 다양하게 쓰인 것도 큰 변화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형태와 색깔을 자유자재로 낼 수 있어 인테리어에 악센트를 주는 의자나 소품에 많이 활용됐다. 부엌가구에서는 반투명 플라스틱 손잡이가 눈에 띄었다.
〈밀라노〓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