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이후 최근까지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제학원론 책은 미국 MIT대 새뮤얼슨교수의 저서를 사실상 원전으로 삼아왔다. 새뮤얼슨이 그때까지 사변적 분석과 학설사적 이론전달이 주류였던 고전경제학적 전통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경제학에 수학적 분석기법을 적용한 것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혁신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오늘날 경제학이 지나치게 수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론이 됐다는 비판을 낳았고 일반대중에게 경제학은 건조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
이 책은 이런 점에서 40여년 전의 새뮤얼슨 이상으로 경제학 교육에 큰 변화를 몰고온 것으로 평가된다. 97년 미국에서 발간 즉시 학계와 출판계의 숱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 경제학원론 교과서에 오른 것이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번역본이 출간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새뮤얼슨의 초기 교과서와 우리나라 대부분의 경제학개론서들이 경제현상을 분석하는 기술적인 기법과 전문용어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이 책은 방정식이나 기술적인 분석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풍부한 사례와 우화를 통해 경제현상을 설명하고 있어 경제상식이 없는 초보자라도 쉽게 경제를 이해할 수 있다.
이제 경제학은 경제학자나 경제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의 경영과 구성원의 행동을 설명하는 데에도 경제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으며 다른 사회과학에서도 경제법칙을 원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요즘같이 경제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은 때에 이 책이 국내에 번역출간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제학도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교양서적으로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임창희(홍익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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