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 등 전국 10여개 극장의 소유주이자 97년부터 강우석감독과 손잡고 한국영화 제작에 나서 영화업계의 ‘실력자’로 꼽히는 곽정환 서울시극장협회장(68)의 다짐이다.
통합전산망은 관객들이 가까운 은행 등에서 극장표를 쉽게 예매할 수 있는 제도. 정확한 관객수 집계를 통해 극장의 투명한 운명과 영화사의 정확한 수입을 보장할 수 있어 시급히 도입돼야 할 영화계 과제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극장측의 반대로 이 제도의 도입이 지지부진해왔던 것이 사실. 곽회장의 발언이 주목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경영이 어려운 일부 지방극장 사정과 극장 전체를 탈세의 온상처럼 몰아가는 분위기 때문에 통합전산망에 수동적이었을 뿐”이라며 “다만 약 50억원으로 추산되는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와 극장협회, 통합전산망을 담당할 관리업체 등이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회장은 그러나 현행 1백46일인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는 20일정도 더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영화관객이 늘었다지만 전체 극장의 좌석점유율은 22%에 그쳤습니다.”
이 때문에 한해 40여편 안팎 제작되는 한국영화로 현행 스크린쿼터를 채우기는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그러나 문화부장관 재량에 따라 여름과 겨울 성수기때 20일씩을 줄일 수 있어 사실상 스크린쿼터는 1백6일인 셈이라 그의 주장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지난 10년간 계속 줄어들던 영화 관객수가 98년(5천17만명)엔 전년도에 비해 8.4%가 늘었고, 대다수 영화인들의 입장과도 상반되는 것이어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곽회장이 밝힌 통합전산망 실시와 스크린쿼터 축소안은 19일 서울시극장협회 이사회를 통과했으며 29일 정기총회를 통해 최종확정될 예정이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