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지와 묵을 이용해 실험적 작품들을 추구해온 한국화가 임효(44)가 30일부터 5월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새로운 회화기법을 선보인다.
임씨는 그동안 그림에 입체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해왔다. 그 하나로 이전에는 도자기와 나무 등 단단한 판 위에 그림을 새겼다. 일종의 ‘그림 도장’을 만든 것. 그 위에 한지를 올려 놓고 강하게 압박하면 한지에 그림 형태가 돋아난다. 거기에 색을 칠해 그림을 완성했다.
이번에는 기법을 바꿨다. ①산 나무 정자 등 종이로 만든 모형에 색을 칠한 뒤 ②두 장의 한지 사이에 모형을 넣고 압착시키고 ③요철이 생긴 윗부분의 한지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썼다.
이 때 종이모형 위에 칠한 물감이 화면 밑바닥에서부터 배어 올라와 은근한 맛을 더한다. 이렇게 해서 한국의 산과 들, 소나무를 그린 작품 23점을 전시한다.
미술평론가 윤진섭은 “전통 한국화에서 사용하지 않은 낯선 기법들을 이용해 실제의 음영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회화에 조각적인 요소를 도입, ‘그리기보다는 만드는 화면’이라는 평도 듣는다.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재질이 주는 투박한 촉감도 잘 드러난다. 02―734―0458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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