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독백이 장황하게 많아 장편이라고 할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줄곧 산문만 써온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는 많이 다르지요?”
‘왼쪽 날개…’에서는 ‘주변인’이 건강한 희망으로 그려진다. 교수자리를 얻지 못하고 미국사회를 떠도는 주인공 미랑, 레즈비언 리나와 인공수정으로 낳은 그의 딸 캐시, 미혼모 친구 수란 등 작가가 본 주변인의 모습을 몽땅 그려보려 했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의 의미는 아주 소중합니다. 아웃사이더는 결코 소외된 사람만은 아니죠. 경계선에 섰기 때문에 삶의 이쪽저쪽을 다 볼 수 있고 삶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겁니다.”
작가 자신 ‘주변인’의 경험을 갖고 있다. 14년 간의 대학 시간강사 생활. 그 중 4년간은 한국 아닌 미국(캘리포니아 버클리대와 어바인대)에서 한국어문학을 가르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 ‘왼쪽 날개…’는 모국어를 소수민족어로 체감하던 시절, 그 막막함을 견디며 쓴 것이다.
지난 3월 모교인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임용돼 ‘중심’에 들어선 셈이지만 아웃사이더로서의 시선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