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에선 건물내 환경을 ‘제3의 피부’라며 철저히 관리하지만 국내에선 상당수가 ‘빌딩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빌딩증후군 ▼
실내공기가 오염돼 건물 안에서는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쉽게 피로하고 나른하며 △눈이나 목이 따갑고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메스꺼운 증상을 보이다 건물 밖으로 나가면 증상이 없어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80년대 초 처음 사용했지만 의학계에선 아직 정확한 진단기준이 없다.
한림대의대 호흡기내과 현인규교수는 “환자도 몸살이나 스트레스 증상으로 지나치기 쉽다”며 “반복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각한 질병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환경청(EPA)은 빌딩증후군으로 생기는 의료비와 생산성저하 비용을 연간 6백1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 원인 물질과 인체 영향 ▼
과거에는 실내공기의 오염물질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곰팡이 먼지 △담배연기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등이 주목받아 왔다. 최근엔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벤젠 솔벤트 등 화학물질 △냉방병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 등 미생물에 더 관심이 크다. 오염물질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에 더 잘 배출된다. 다음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결과.
▽일산화탄소〓두통을 일으키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온몸을 나른하게 한다. ▽벤젠〓잉크 페인트 플라스틱제제 등에서 나온다. 두통 어지러움 호흡기질환 유발. 눈이나 목을 따갑게 하며 신경을 날카롭게 한다. 식욕을 떨어뜨린다. ▽포름알데히드〓건축자재 소독제 등에서 나온다.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두통 등을 일으킨다.
▼ 국내 상황과 대처법 ▼
보건복지부는 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온도 습도 조도 기류 등 7가지 항목에 대한 실내환경기준치만을 설정. 한양대의대 환경 및 실내환경학연구소 김윤신소장은 “몇 해전 서울의 중대형 건물 10곳의 실내환경을 조사한 결과 먼지의 경우 8곳이, 냉각탑의 미생물 수치는 3곳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규제는 없으므로 각자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
▽식물 활용〓NASA의 연구에 따르면 식물은 공기 중의 벤젠 등 미세화학물질을 흡수해 잎이나 뿌리에서 다른 물질로 바꾼다. 특히 화초나 수생식물이 좋으며 30㎡의 공간에 3∼6개의 식물을 놓으라고 권고.
▽영양관리〓고려대의대 구로병원 김영주과장은 “IMF시대에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건물이 늘었다”며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 열량소모가 많아 쉽게 피로해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과장의 ‘더위를 극복하는 영양관리법’.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염분과 철분을 보충. 붉은 살코기나 계란노른자 등에 철분이 많다 △현미 우유에 많은 비타민B1, B2와 과일과 채소에 많은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한다 △영양분은 많되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는다.
▽기타〓△목이나 코가 따끔따끔할 땐 양치질을 하거나 물을 마신다. 오염물질이 목이나 코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예방한다 △1,2시간 실내에서 일한 뒤에는 10분 정도 바깥에 나가 있는다 △실내에선 향수 스프레이 가구광택제 등의 사용을 줄인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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