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온 형사’‘평양에서 온 형사’‘여형사이야기’ 등 세 편은 마치 수학공식에 따라 쓰여진 듯 똑같은 구조 속에서 상황만 달리 갖는다. 극은 살인사건의 수사를 위해 외부에서 형사가 전임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형사들은 극중극에서 범인의 주변인물들을 연기하며 마침내 순정파 범인이 지금은 창녀가 된 옛 애인을 목졸라 죽이는 장면을 재연케한다. 범인은 현장으로 끌려가고 외부형사와 내부형사는 사랑에 빠진다.
이 지독한 멜로드라마를 쓰카 고헤이는 각각 조금식 다르게 접근했다. 일본 배우들이 일본어로 공연한 ‘여형사…’는 배우들이 시종일관 긴장과 광기와 추함을 토하면서 무사적 에너지의 연극을 선보였고, 한국의 젊은 매우들이 출연한 ‘평양…’은 아주 사실주의적으로 접근됐으며, 역시 한국의 중견배우들이 만든 ‘동경…’은 긴장과 이완, 정상과 비정상, 희극과 비극을 적절히 엮어서 현대 부조리극의 그로테스커리를 창조해냈다. 이 마지막 접근법이 주제의 보편성과 소구의 범위를 확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된다.
22일자 동아일보에 쓰카 고헤이의 특별공연에 대한 리뷰에서 필자의 의견이 제작상의 착오로 잘못 인용되었다.바로 잡기 위해 이 글을 썼다.
김윤철(연극평론가·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