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후배 양희은과 함께 ‘포크 30년 축제’중 하나인 콘서트를 갖기 위해서다. 이 축제는 그가 첫 콘서트를 가진 69년이 한국 포크의 기점으로 ‘공인’받아 열리는 행사다.
―30년전 당신의 공연을 ‘한국 포크의 원년’으로 기리는 축제가 올 한햇동안 열리는데.
“내 인생에서 성공한 게 있다면 그것이다. 어쨌든 반갑다. ‘고무신’까지 다시 나왔으니 죽은 자식이 되살아난 느낌이랄까.”
그의 음반 ‘고무신’은 75년 체제전복적이라는 이유로 마스터 테이프조차 소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에 복각으로 재발매된 것.
―지금의 포크와 전성기의 포크를 비교한다면.
“젊은이들 사이에 생명을 잃은듯한 느낌이다. 자본주의가 다져질수록 음악에서도 모험과 실험 정신이 없어진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제 음반제작자들은 음악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는 ‘회계인’이다. 이로 인해 60,70년대의 건강한 정신이 사그라지고 있다. 문화산업은 도전 등 ‘추상의 비지니스’에 대한 감각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의 차림은 70년대 청년처럼 장발, 가죽 장화와 청바지로 변함없다.
―뉴욕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한다는데.
“최저 생계 수준이다. 더 욕심도 없다. 재산이 있으면 그만큼 걱정이 크다. 생계비는 증권사에 다니는 아내 옥사나(29·몽골계 러시아인)가 해결한다. 가끔 문화 애호가들을 만나 후원금을 받으면 내가 한턱 내고.”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그는 “(나는)늘 문화적 트기 또는 나그네였다”며 “그 애매모호함이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한대수와 양희은 콘서트 ‘아주 특별한 만남’은 5∼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영산아트홀에서 열린다. 한대수는 ‘바람과 나’ 등을 통기타를 치며 부르고 양희은은 ‘아침이슬’ ‘한계령’ 등을 들려준다.
한대수는 최근 매년 국내에서 공연을 가져왔다. 02―3272―2334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