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한 연구`라는 수수께끼 소설의 저자, 한국문단의 `기린아`가 자고 일어나보니 `신데렐라`가 되었다?
회갑을 앞둔 그가 `신데렐라`라는 말이 가당키나 하냐는듯 "늙은탱이를 왜 이리 귀찮게 하느냐"며 수줍은 성화이다.
40년생, 69년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그가 98년 영구귀국하며 후학들과 언론에 의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의 한 연구` `칠조어론`등 `난수표식 장광설`의 작품을 몇몇이나 이해하고 또 이해를 할 수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문학동네에서 이번에 그의 소설집 `평심`과 산문집 `산해기`를 동시에 펴내 또 화제이다.
`평심`은 94년부터 국내 문예지에 발표한 중단편소설 8편을 묶은 것이다. 표제작 `평심`은 "마음을 넒히면, 그 한 마음이 우주 자체이다"라는 명제를 통해 박상륭문학의 키워드인 `마음의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어 새로운 소설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외에 `로이가 산 한 삶` `왈튼씨 부인이 죽은 한 죽음` `미스 앤더슨이 날려보낸 한 날음` `두집사이-제일의 늙은 아해 얘기` `나무의 마을`등의 심상찮은 제목으로 독자를 압도하고 있다.
어쨌거나 그는 어렵고 괴짜고 고집불통이다.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