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도 아니고 매출액의 4분의 1을 내야하는 만큼 순익을 얻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 더구나 문예진흥기금(7%) 부가세(10%)를 포함하면 절반에 가까운 돈을 정부에 내는 셈이다.
그룹 ‘H.O.T’나 이문세 패티김 같은 대형가수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하면 전체 공연이 아니라 한 회당 1천만∼1천3백만원의 대관료를 낸다. 3천6백석의 객석이 다 찼을 경우 매출액 대비 15% 남짓한 수준이다. 클래식 공연의 대관료보다 두배가량 비싸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대중가요공연을 열어 이틀간 7천여석을 다 채운 한 기획사는 대관료 부가세 등을 납부하고 나니 순수입이 1천만원을 밑돌아 허탈해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중음악 공연은 ‘모험’이다. 관중이 넘쳐도 순익은 얼마되지 않는다. 객석이 절반도 차지 않으면 빚더미에 올라 앉을 게 뻔하다.
일본의 경우는 대관료와 세금을 합해 매출액의 10%를 웃돌지 않는다.
한 공연기획자는 “공연장은 문화산업시대의 사회 간접시설이므로 당연히 대관료를 줄여야 한다”며 “대중음악 전용공연장 마련은 고사하고 소위 ‘준조세’인 뒷돈 요구나마 없애서 공연 문화를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