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는 책을 써내는가 하면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고 호들갑을 떠는 `날리는` 개그맨이자 만능 아이디어맨인 전유성(가수 진미령의 남편)이 이번에도 역시 그답게 `베스트셀러`가 돼야만 하는 책을 펴냈다.
그는 일찌기 서라벌예술대를 졸업하고 영화기획, 광고카피라이터로 다년간 일했으며 진로그룹 이사도 지냈다. 심야극장과 심야볼링장을 처음으로 창안하기도 했다. `개그맨`이라는 용어도 처음 사용했으며, 종로 인사동에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는 고풍의 카페집도 차렸으며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란 특이한 책도 써제켰다.
위의 약력에서 보듯 늘 요란벅쩍지근한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아이디어 272가지를 모아 「하지 말라 …」는 책을 펴냈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생색내지 않을 뿐 아니라 딴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면 더 기쁘게 생각한다. 그것은 세상이 그만큼 풍요롭고 좋아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가 때때로 많이 얄밉다.
아무튼 모두 272가지에 이르는 그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개성적인 생각들-돈벌이가 될 게 분명한 참신한 사업아이템에서부터 기발한 제품 컨셉, 톡톡 튀는 제품명과 상호, 폭소를 자아내는 개그 아이디어, 세상을 좀더 살만한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제안들, 심지어 바로 응용할 수 있는 광고카피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자신이 생각해낸 것들을 조건없이 공개한다. 무지하게 재미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의 역설적인 경고는 무섭다. "이 책에 담긴 모든 아이디어는 아무나 마음대로 써먹어도 된다"는.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