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신시 뮤지컬 「갬블러」초대권 발행안해

  • 입력 1999년 5월 12일 19시 34분


『‘초대권 문화’를 없애겠다.』

8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문예회관대극장에서 뮤지컬 ‘갬블러’를 공연중인 극단 신시가 우리 공연 업계의 고질병을 고쳐보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신시는 이번 공연 초대권은 단 한장도 내놓지 않았다.

객석의 10%부터 많게는 절반이상 초대권 손님으로 메워온 게 공연계의 관례. 신시도 그동안 이 관례에 순종했지만 이번만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하려 하는 것.

초대권의 용도는 두가지. 공연을 알리고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출연진과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자급자족’형과 홍보용 불법포스터를 단속하거나 기타 관변단체 등을 위한 ‘납품용’. 소위 ‘뒷골목연극’을 올리는 극단은 아예 몇십만장을 살포한 후 초대권을 들고오는 관객들에게 5천원짜리 팜플렛을 사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초대권은 결국 극단의 입장수입을 갉아먹어 티켓값을 올리는 악순환을 부를 우려가 높다. 또 ‘초대권 맛’을 한번 본 관객들은 돈안내고 즐기려는 공짜심리에 빠지게 만든다. 이 때문에도 초대권은 공연문화의 질을 떨어뜨리는 암적 요소로 지적돼 왔다.

신시의 이번 ‘혁명’에 대해 ‘갬블러’가 문예진흥원의 기획공연인 덕에 문예회관대극장(7백여석)을 회당 50만원정도의 싼값에 빌렸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풀이도 있다. 1백여석 규모 소극장의 회당 대관료가 40만원을 육박하는데 비하면 이번 대관료는 파격적인 셈.

이에 대해 양선경 신시 기획실장은 “초대권에 따른 폐해를 막아보자는 것이 문예진흥원의 취지여서 우리도 의욕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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