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창작과비평사에서 `좋은 어린이책`원고 공모 창작부문 당선작인 이미옥씨의 장편동화이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위기를 맞은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이른바 `IMF형` 동화이다. 하지만 기존의 동화들처럼 궁상을 떤다거나 신파조로 흐르지 않는다. 무늬만 IMF동화이지, 그 안에는 요즘 아이들, 요즘 가족의 건강한 생활상이 있는 그대로 들어있다.
주인공 새록이형제가 닫힌 공간인 아파트에서 벗어나 이사간 도시 변두리 생활에서 느끼는 새로운 기분을 잘 전해준다. 활달함과 생기도 맛보지만 가난해진 것을 싫어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주변의 `넉넉한` 이웃들의 `가만 있어도 웃는 눈`들이 덮어준다. 이 `눈`이야말로 어려움 앞에서도 웃을 수 있는 여유로움일 것이다.
이 작품을 끝까지 건강하게 이끌어가는 힘은 바로 신세대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이다. 실직을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와, 엄마의 나약한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위로해주는 아이들, 서로 친구같은 관계야말로 건강한 가족상의 표상아닐까.
또한 이 작품에서는 PC통신을 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삐삐나 핸드폰을 사용하는등 요즘 아이들과 가족의 일상적인 생활도 그대로 담고 있어 더욱 빛난다.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