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가로 명성을 굳힌 다니엘 페낙의 최신작 ‘열정의 열매’가 갈리마르출판사에서 출간된 지 2개월도 안돼 프랑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자리잡았다.
이 작품은 벤자민 말로센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그의 연작 추리소설의 하나. 파리의 서민가를 배경으로 점술가인 벤자민의 여동생과 그녀에게 점을 보러왔다가 자기 형제의 수수께끼에 싸인 죽음을 맞히는데 놀라 청혼하는 회계감사원을 둘러싸고 소설은 전개된다.
올해 55세인 페낙은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항구도시 카사블랑카 출신. 서아프리카 코트 디부아르에서 목수생활을 하기도 했고 택시운전사 불어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75년 수필 ‘군복무는 누구를 위한 봉사인가’을 첫작품으로 내놓았다. 데뷔 초기에는 동화를 주로 썼다.
그가 프랑스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때는 85년. ‘식인종의 행복’이라는 첫 추리소설을 갈리마르에서 내면서부터다. 그후 10권이 넘는 추리소설을 같은 출판사에서 냈다.
페낙의 작품은 상투적인 추리소설에서 벗어나 프랑스 사회가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관을 비판하는데까지 나아간다. 여성 노인 이민자 등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나 그릇된 고정관념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문학적으로도 가치를 높이 인정받고 있다.
대중소설로 분류됐던 장르에서 나타난 이런 문학성은 통속적인 탐정소설에 식상한 프랑스 독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 갈리마르와 같은 유명출판사가 추리소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재미와 문학성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혜연 (프랑스 국립종교연구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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