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빌 게이츠@ 생각의 속도」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28분


★ 「빌게이츠@ 생각의 속도 - 디지털 신경망 비즈니스」빌 게이츠 지음 청림출판 519쪽 13,000원 ★

세상에 어떤 사람의 책이 전세계 60개국 24개 언어로 번역되어 동시 출간될 수 있을까? 세계적 화제를 모았던 모니카 르윈스키? 베스트셀러 제조기 존 그리샴? 그 누구도 아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만큼 흥행성있는 책을 쓴 사람은 다름아닌 마이크로소프트社 빌 게이츠 사장. 하지만 마이크로 소프트가 만든 윈도우 프로그램이 전세계 PC의 95%에 깔려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은 ‘기술은 비즈니스, 나아가 사회의 모든 것을 급속하게 바꿔놓을 것이므로 당신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당장 컴퓨터와 인터넷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그의 논조는 컴퓨터계의 황제답게 위엄이 있다 못해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정말 컴퓨터와 인터넷을 모르면 당장 도태될 것 같다. 하지만 뒤집어서 컴퓨터프로그램회사 사장이 프로그램을 팔기 위해서 이런 주장을 폈다고 생각해보면 이 책은 무례하고 불쾌하다.

이 책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어떻게 비즈니스와 업무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전문 기술용어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각 산업분야에서 컴퓨터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성공한 선도적 기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독자들이 사례들을 따라 읽으면서 자신이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게다가 총 2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 말미에 중학교 교과서처럼 ‘교훈’을 정리해주고, 문제점을 ‘진단’해 준다. 이 책을 정보화시대의 참고서로 활용하라는 빌 게이츠 선생님의 친절한 배려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우리 생활에서 점점 그 비중을 높여가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개는 이러한 상황이 스트레스가 된다. 머리만큼 몸이 컴퓨터와 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종이라는 편한 매체로 된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께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각 장 끝에 요약과 진단만이라도 읽는다면 어디에 가든 정보화시대에 적합한 인물로 행세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하다.

임성희<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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