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녹색연합」, 개발예정지 땅 매입 환경보전

  • 입력 1999년 5월 18일 20시 00분


환경운동단체가 개발예정지의 땅 일부를 매입해 환경을 보전하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의 국내 첫 사례가 생겨났다.

녹색연합은 18일 한국전력이 변전소를 건설할 예정인 강원 태백시 원동의 9만여평 부지중 사유지 1천평을 현지주민 정모씨(39)로부터 사들이기로 계약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번에 산 땅은 변전소 건설예정부지 한가운데에 있으며 한전이 이 땅을 사들이기 전에는 변전소 건설이 어려울 것”이라며 “1,2일내에 태백시청에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매입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곧 ‘1인 1평 사기 모금운동’을 벌여 이 땅을 시민들에게 분할매각할 것”이라며 “한전측이 전원개발특례법에 따라 강제수용을 한다면 시민들을 원고로 위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3천만원을 모금해 변전소 예정부지중 1만평을 사들여 장차 생태연구소를 세우고 태백 인근의 고유식물을 전시하는 장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건설예정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땅주인과 협의를 하게되며 땅주인이 거부하면 강제수용절차에 들어간다”며 “환경운동단체가 부지를 선점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내셔널트러스트는 1895년 영국에서 시작돼 개발로 훼손될 위험에 놓인 자연과 문화유산 등을 돈을 모아 사들인 뒤 영구보전하는 환경운동의 하나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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