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대인관계 클리닉]부부 생활습관 보완하길

  • 입력 1999년 5월 20일 10시 43분


★문

결혼한 지 2년 된 맞벌이 주부입니다. 저는 아주 깔끔한 성격인 데 비해 남편은 너무 지저분합니다. 옷도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고 새 옷을 사줘도 금방 헌 옷으로 만들어 옵니다. 정리정돈이라는 것을 몰라 항상 집안이 어수선합니다. 그를 따라다니면서 치우는 데 너무 지쳤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도 안됩니다.

(서울 서교동에서 한 주부)

★답

부부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가 이처럼 라이프 스타일과 정리하는 감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이 정리정돈돼 있어야만 편안한데 어떤 사람은 다소 물건이 어질러 있어야만 마음이 편안합니다. 어떤 사람은 시간을 철저히 지켜야만 편안하고 어떤 사람은 거기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자기에게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스타일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너무 익숙한 라이프 스타일을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해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반발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남편을 비난하지만 입장을 바꾸어서 남편이 “왜 그렇게 유난하게 깔끔떨고 사느냐”고 한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아마 부인도 남편에 대해 분노와 함께 반항심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서로에 대한 도전과 위협으로 생각하지 말고 서로 보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옷을 아낄 줄 모른다면 가격이 저렴한 옷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집안에 어질러도 되는 공간을 정해주세요. 너무 몰아붙이는 것보다 어느 정도 상대방도 수긍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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