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봉건영주나 대지주 같은 지벌(地閥)이 사회를 이끄는 주도세력이었다면 자본주의 산업사회는 재벌(財閥)이 주도세력이다. 새 밀레니엄의 정보화사회는 지식과 정보를 가진 신지식인이 지배하는 ‘지벌(知閥)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빌 게이츠의 예에서 보듯 지식이 경제적 부의 가장 큰 원천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그 결과 과거에는 지식이 자본에 종속됐으나 이제는 지식이 있는 곳으로 자본이 모이는 ‘뇌본주의(腦本主義)시대’로 역전되고 있다.
오늘날 지식경영에 관한 새로운 화두는 학계와 산업계를 막론하고 대단한 이슈가 돼 있지만 아직도 일반인에게는 ‘강 건너 불’처럼 보여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지식경영에 대한 이론과 사례 연구의 성과를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의도적인 낭비가 필요하다’, ‘개성이 다른 구성원간의 마찰을 조장하라’, ‘정보기술 연구에 사회학자와 인류학자를 참여시켜라’ 등의 역설적 경영패러다임은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는 새 밀레니엄을 준비하는 미국과 일본 선진기업들의 경쟁력 강화과정을 면밀히 분석한 끝에 내놓은 현장위주의 교훈이어서 참고할 만한 것이다.
한 명의 지휘자를 중심으로 수백 명의 단원이 훌륭한 화음을 이뤄내는 교향악단에서 새로운 조직원리의 원형을 찾는 드러커의 전망, 지식경영의 대가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나선형지식창조론, 미국 MIT대에서 개발한 ‘학습용 역사서’ 등 심오한 첨단이론들이 알기 쉽게 설명돼 있다.
임창희(홍익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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