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경품전쟁」…소비자단체 『사행심조장』우려

  • 입력 1999년 6월 1일 19시 00분


정유업체들 사이에 ‘경품 대전(大戰)’이 벌어지고 있다.

정유사들의 경품행사는 4월 중순 쌍용정유가 불을 붙인 이래 5월초 SK㈜가 가세했으며 6월1일부터 LG칼텍스정유가 총 15억원 상당의 초대형 경품행사를 시작함으로써 ‘전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LG정유는 1일부터 8월1일까지 62일간 LG정유보너스카드 회원중 2만원 이상 주유하는 고객중 매일 1명을 추첨, 1천만원씩 지급하는 행사를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행사기간중 2만원 이상 주유하는 고객 1백만명에게는 주유권과 치약 및 세제, 장바구니 등도 증정한다.

이에 앞서 SK㈜는 5월1일부터 그랜저XG 마티즈 등 자동차 62대를 내건 총 10억원 상당의 ‘왕대박잔치’를 시작했으며 쌍용정유는 4월15일부터 자동차 TV 주유권 등을 건 10억원 상당의 ‘즉석행운권 대잔치’행사를 벌여왔다.

소비자단체들은 그러나 휘발유 가격과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할 정유업체들이 사행심을 조장하는 지나친 경품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애경(金愛璟)국제부장은 “정유사들의 지나친 경품 경쟁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합리적인 소비가 아닌 횡재를 바라는 요행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또 “경품행사에 대한 광고는 많지만 실제로 누가 경품을 타갔는지 확인하기 힘들고 막대한 경품행사 비용이 다시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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