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은 최근 박물관 경내 성덕대왕신종의 타종을 재개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이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에 올리기로 했다고 1일 발표했다.
경주박물관은 성덕대왕신종 종합진단 결과, 타종이 불가능할 정도의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주박물관은 종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겨울철을 피해 매년 봄 가을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타종할 방침이다. 한 차례 타종시 33번 치게 된다. 그러나 구체적 타종 방안은 문화재위원회 심의 이후에 최종 결정키로 했다.
성덕대왕신종 타종은 지난 92년 종을 계속 칠 경우 종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에 따라 중단됐었다.
한편 타종 여부를 놓고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 분과회의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종의 안전도가 검증되었고 “추운 날씨를 피한다면 타종을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위원도 있어 타종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경주박물관은 성덕대왕신종의 상태가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종을 실내로 옮기거나 유리보호막을 씌우지는 않기로 했다.
경주박물관의 민병훈(閔丙勳)학예연구관은 “그러나 시멘트로 만든 종각(鐘閣)이 종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고 정밀하게 검토하는 등 계속 종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종합진단 결과, 성덕대왕신종에서 인(燐)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 ‘주조 당시 어린아이를 넣었다’는 전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함께 확인됐다.
경주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에밀레 전설은 그 진위 여부보다도 성덕대왕신종 제작의 어려움과 제작자들의 정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 종에 담겨진 전설의 애틋함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