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돋우는 테이블장식법]여름엔 푸른색-원색 어울려

  • 입력 1999년 6월 3일 19시 13분


개에게 밥을 주기 전에 매번 종을 울리면 나중에 그 개는 종소리만 들어도 군침을 흘린다는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이론.

‘이런 분위기에서 저런 모양과 색깔이 있는 것을 먹었더니 맛이 있더라’는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도 비슷한 분위기 모양 색을 보면 식욕을 느낄까. 테이블코디네이터들은 “음식을 먹을 때 맛을 먼저 보는 것은 눈”이라고 말한다. 숙명여대 디자인대학원 황규선 객원교수는 “후각보다 시각이 뇌에 반응하는 속도가 빠르며 맛을 느끼기 전에 이미 시각이 만든 ‘편견’에 의해 맛은 반 쯤 결정된 상태”라고 설명. 식탁의 ‘색(色)’에 따라 식사시간이 ‘배만 불리는 동물적 영양공급’이 될 수도, ‘휴식과 대화가 있는 정신적 영양공급’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맛있는 색★

식탁에서 색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음식 이외에 식기 컵 수저 나이프 포크 냅킨 꽃 등. 이들을 계절에 따라‘맛있는 조건반사’를 일으키는 색으로 골라 사용한다.

△봄〓분홍 레몬색 연두색 계통의 파스텔톤, 봄꽃색 △여름〓푸른색 회색, 자극적인 원색 △가을〓장미색 적포도주색 갈색 겨자색 낙엽색 △겨울〓자주색 빨간색 등 따뜻한 느낌의 색. 탁한 파란색이나 밤색 계통의 회색같은 합성색처럼 음식 재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은 혐오감을 줘 식욕을 떨어 뜨린다.

★여름식탁★

여름은 야외로 자주 나가게 되고 냉면 콩국수 냉채 등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깔끔한 음식을 많이 먹는 계절. 황교수는 “음식 자체의 색을 살리기 위해서는 식탁의 색을 두가지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며 양식의 경우 탁 트인 ‘바다 풍’, 한식의 경우 나무와 나뭇잎으로 꾸민 시원한 ‘산 속 풍’으로 꾸민 식탁을 소개.

▽양식〓△흰색 식탁보 △파란색 매트 △흰색 접시 △반투명 손잡이의 포크와 나이프 △파란색 냅킨 △크리스탈(유리) 꽃병에 꽂은 흰색 꽃 △파란색 투명 유리컵.

▽한식〓△삼베 매트 △크림빛 자기 그릇 △나무 수저 △나뭇가지를 잘라 만든 수저 받침 △밤색 자기컵 △도자기 꽃병에 꽂은 수국 △물김치 냉국 반찬그릇은 투명한 유리그릇.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