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위기에서 저런 모양과 색깔이 있는 것을 먹었더니 맛이 있더라’는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도 비슷한 분위기 모양 색을 보면 식욕을 느낄까. 테이블코디네이터들은 “음식을 먹을 때 맛을 먼저 보는 것은 눈”이라고 말한다. 숙명여대 디자인대학원 황규선 객원교수는 “후각보다 시각이 뇌에 반응하는 속도가 빠르며 맛을 느끼기 전에 이미 시각이 만든 ‘편견’에 의해 맛은 반 쯤 결정된 상태”라고 설명. 식탁의 ‘색(色)’에 따라 식사시간이 ‘배만 불리는 동물적 영양공급’이 될 수도, ‘휴식과 대화가 있는 정신적 영양공급’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맛있는 색★
식탁에서 색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음식 이외에 식기 컵 수저 나이프 포크 냅킨 꽃 등. 이들을 계절에 따라‘맛있는 조건반사’를 일으키는 색으로 골라 사용한다.
△봄〓분홍 레몬색 연두색 계통의 파스텔톤, 봄꽃색 △여름〓푸른색 회색, 자극적인 원색 △가을〓장미색 적포도주색 갈색 겨자색 낙엽색 △겨울〓자주색 빨간색 등 따뜻한 느낌의 색. 탁한 파란색이나 밤색 계통의 회색같은 합성색처럼 음식 재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은 혐오감을 줘 식욕을 떨어 뜨린다.
★여름식탁★
여름은 야외로 자주 나가게 되고 냉면 콩국수 냉채 등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깔끔한 음식을 많이 먹는 계절. 황교수는 “음식 자체의 색을 살리기 위해서는 식탁의 색을 두가지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며 양식의 경우 탁 트인 ‘바다 풍’, 한식의 경우 나무와 나뭇잎으로 꾸민 시원한 ‘산 속 풍’으로 꾸민 식탁을 소개.
▽양식〓△흰색 식탁보 △파란색 매트 △흰색 접시 △반투명 손잡이의 포크와 나이프 △파란색 냅킨 △크리스탈(유리) 꽃병에 꽂은 흰색 꽃 △파란색 투명 유리컵.
▽한식〓△삼베 매트 △크림빛 자기 그릇 △나무 수저 △나뭇가지를 잘라 만든 수저 받침 △밤색 자기컵 △도자기 꽃병에 꽂은 수국 △물김치 냉국 반찬그릇은 투명한 유리그릇.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