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는 겉으로는 “국산 제품의 성능도 이미 세계 수준에 이르렀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을 가진 일제 가전제품의 상륙을 앞두고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
여기에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양문여닫이 냉장고 등 값비싼 가전을 취급하는 GE나 월풀 등도 백화점과 할인점을 중심으로 최근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7월 대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세계적 오디오비디오 업체인 일본 소니와 삼성전자의 맞대결. 양사는 대형TV와 캠코더 두 가지 품목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캠코더는 소니가 세계시장의 40%를 점유하면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품목.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의 캠코더 생산업체라는 자존심으로 맞서고 있다.
소니는 대리점수를 현재의 1백70여개에서 연말까지 3백개로 늘린다는 목표로 현재 대리점을 모집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필름을 PC나 디지털카메라 등 다른 기기로 옮겨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는 ‘디지털 캠코더’를 대표주자로 내세워 광고를 강화했다. TV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인데 비해 캠코더는 아직 보급률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
국내업계 관계자들은 “가전제품을 선택할 때 제품의 브랜드와 성능도 중요하지만 애프터서비스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국적으로 1천여곳 가까운 서비스센터를 ‘그물망’처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비해 소니는 전국적으로 20여개, GE는 불과 5개만을 확보했을 뿐. 서비스센터가 적으면 애프터서비스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리비용도 더 든다는 뜻이다.
GE 관계자는 “전국을 모두 커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수도권 지역도 일이 밀리면 1∼2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