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현재의 대량실업 및 우량 국영기업 해외 매각 등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 조건으로 요구되어온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실체가 우리 경제의 희생보다는 미국 재무부―IMF―월가의 3자 복합체의 이행에 더 충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발생원인도 소위 헤게모니블록의 태두격인 ‘워싱턴 컨센서스’라는 미국의 치밀한 계획 아래 이루어진 각국의 금융자유화 조치에 기인한다고 논증한다.
나아가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외자도입’이나 ‘수출증대’도 중요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 투기자본에 대항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및 국제통화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며 이러한 체계적 개선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외환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계화와 시장’이라는 전지전능한(?)교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에서 이 저서는 유용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외부적 요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더불어 한국경제의 구조적 병폐를 외부 추세변화와 연결시켜 파헤치지 않은 점은 자칫 우리자신의 구조조정과 진지한 개선노력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
또한 우리의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고 금융환경 변화에 걸맞는 우리 고유의 발전모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은 추후 전문가 집단의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야 할 지적 자본가상이 저자가 책속에서 일관되게 비판하고 있는 초국적 금융자본의 금융인상과 일치한다는 점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욱이 금융위기의 원인을 설명하는데 구체적인 과정이나 개연성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다소 미흡하여 설득력이 약해진 약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본서는 현재의 우리상황을 보다 균형된 세계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최공필<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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