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중반 1백80여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 회원들은 다양한 문화체험을 즐긴다. 함께 록음악공연장을 찾기도 하고 수시로 심야영화를 보기도 한다. 때론 수십여명이 인터넷게임방을 점령하다시피 해 밤을 새며 컴퓨터게임에 몰두하기도 한다.
“반드시 외형적으로 머리가 길어야만 회원이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대머리이더라도 ‘긴 머리’가 상징하는 자유와 개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 남녀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회장 김관수(金寬洙·20·숭실대 컴퓨터학부 3년)씨의 설명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별종’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올 1월 ‘별종’끼리 뭉쳐 친목을 도모하고 공연문화를 즐기자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게 됐다.
회원들은 각자 음악 게임 영화 등 관심분야에 대해 거의 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자존심을 갖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너는 에 미쳤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
“기성세대들의 눈엔 안좋게 비칠 수도 있겠죠. 화려한 복장과 물들인 긴 머리 등이 낯설게 느껴질 테니까요. 하지만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그런 용기가 어느 한가지에 앞 뒤 안가리고 빠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영국 킹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휴학하고 귀국한 회원 홍주디씨(20·여)의 말이다.
머리가 긴 남자회원들은 누구나 여자로 오인받은 불쾌한 경험이 몇번씩 있지만 그렇다고 ‘보통 남자’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
회원 양종우(梁宗雨·22)씨는 “놀라는 남자들에게 미안해 대중목욕탕을 이용하는 것을 포기했지만 그렇다고 머리를 잘라 개성을 죽일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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