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연히 기획된 시공디스커버리총서(시공사). 이 총서가 최근 100권을 돌파했다.
디스커버리총서는 프랑스 갈리마르출판사가 인류문화유산을 집대성하겠다는 취지로 86년부터 기획 출간하고 있는 데쿠베르총서를 번역한 것. 고대이집트문명에서 현대과학문명까지, 동굴벽화에서 피카소까지 동서고금의 인류문명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95년2월 제1권 ‘문자의 역사’가 나온 이래 지금까지 낱권의 평균 발행부수는 1만5000부 내외. 전체로 보면 150만부에 달한다. 우리 출판계의 대표적 스테디셀러인 셈이다.
가장 많이 나간 것은 3만5000부의 ‘반 고흐―태양의 화가’. 그 다음은 ‘잊혀진 이집트를 찾아서’ ‘폼페이―최후의 날’로, 각 3만부가 팔렸다. 역시 한국인에게 익숙한 주제의 책들이 많이 나갔다. 물론 ‘흑인노예와 노예상인’ ‘아일랜드 대기근’ ‘코끼리―세계의 기둥’처럼 초판 5000부를 넘지 못한 책도 20여권 있다.
디스커버리총서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갈리마르의 데쿠베르총서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360여권이 나온 데쿠베르총서는 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소개돼 2000만부가 팔려나갔을 정도.
프랑스에 편중됐거나 우리 정서와 거리가 먼 내용의 책은 제외하고 한국 독자들에게 유익한 것들을 골라 번역한 점도 한몫 했다. 그밖에 부담없는 판형(문고판), 적절한 가격(각권 6000원), 다양한 내용, 풍부한 화보, 시각적이고 깔끔한 편집, 꼼꼼하게 챙겨넣은 참고문헌과 관련 기록 및 증언 등도 독자를 사로잡은 디스커버리의 매력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