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은 모두 바깥에 있는 나다. 우리는 이 세상의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한 마음, 이것을 찾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참선(혹은 명상)이다. 마음 속 깊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갖고 열심히 수행하면 거울처럼 맑은 마음을 얻는다. 흔히 ‘참선’은 조용한 방에서 바닥에 다리를 반쯤, 혹은 완전히 꼬고 앉아 전혀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엔 자세가 중요하다. 가부좌나 반가부좌를 틀고 눈은 반쯤 뜨고 바닥을 45도 각도로 응시한다. 눈을 감는 것은 오히려 망상이 더 많이 생기므로 좋지 않다. 왼 손을 오른 손바닥 밑에 깔고 양 엄지손가락을 맞붙여 둥글게 만든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는 것을 반복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의 에너지는 주로 머리와 가슴에 집중해 있다. 참선을 하면 에너지인 기(氣)가 점점 배꼽아래 단전에 모여 생각이 안정된다. 그러나 진정한 선은 앉는 자세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다.
미국에서 선을 가르칠때 내 제자 한명은 허리 디스크 때문에 제대로 앉아있지 못했다. 누워서 천정을 쳐다보며 참선을 했다. 90일간 특별수련을 성공리에 끝내고 마음의 평정을 얻었다.
참선을 통해 거울처럼 맑은 마음을 얻으면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이 참선이 된다. 밥 먹을때, 운전할 때, 테니스를 칠 때 오직 그것에만 몰두하는 것이 참선이다. 참선의 목적은 이처럼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어 안과 밖, 나와 남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곧 나를 돕는 것이 된다. 이것이 바로 참선과 깨달음의 진정한 의미다.
숭산스님〈화계사 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