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1901∼1981)은 욕망과 인간을 이렇게 설파했다. 그는 정신분석학과 사회문화학을 기반으로 인간 욕망의 실체를 파헤친 인물. 지그문트 프로이트 이래 가장 독창적인 정신분석학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욕망이론이 다시 한국 지성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창립된 ‘라캉과 현대정신분석학회’는 최근 첫 학술회의를 열고 그 성과물을 모아 ‘우리시대의 욕망읽기’(문예출판사)를 내놓았다. 이화여대 기호학연구소도 최근 ‘욕망 그리고 도시와 문화’(호영)를 펴냈다. 포스트모더니즘시대 욕망이론의 의미와 소비 영화 화장 사랑 성 등에 숨겨진 욕망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있다.
라캉의 정신분석이론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때는 90년대 중반. 그러나 최근에는 라캉의 이론 자체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 욕망이론을 현실에 적용,우리의 현상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내는 단계로 옮아가고 있다.
▼라캉의 욕망이론이란? ▼
욕망은 인간의 본질이다. 그 욕망은 무의식적이고 성적이다. 욕망은 그것이 드러났을 때만 의미가 있다. 욕망은 본질적으로 ‘타자(他者)의 욕망’의 욕망이다. 즉 타자의 욕망의 대상이 되려는 욕망이자 타자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이다. 타자가 없으면 불가능한 욕망. 그래서 그것은 사회적인 욕망, 관계 속에서의 욕망이다. 숱한 대중매체들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욕망은 만들어지고 조종된다.
그러나 욕망은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성취하는 순간 새로운 욕망이 찾아온다. 욕망의 완전한 충족은 없다.
▼욕망이론의 의미는? ▼
욕망이론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선 이 시대가 대량소비의 후기자본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가 그 대표적인 예. 소비는 욕망과 일치한다. 소비는 타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타자의 소비 욕망을 모방하기 때문. 화장은 지우고 다시 생산하는 일회적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욕망이론은 현대 소비사회의 취약함이나 허구를 그대로 짚어낸다. 포스트모더니즘시대 한국의 사회문화를 비판과 반성을 통해서 바라보는데 매우 유효하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