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도소는 97년 1월 사적지로 지정된 후 일반에 공개됐고 관광명소가 됐다.
케이프타운의 워터프론트 선착장에서 로빈아일랜드행 페리에 올랐다.
섬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알 카포네 등 갱두목들을 수감됐던 미국 샌프란시스코만의 알카트레즈섬으로 가는 기분이 들었다.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버스로 섬을 일주한다. 펭귄서식지여서 길가에서 펭귄과 쉽게 마주친다. 섬에서 보는 테이블마운틴 모습도 아름답다.
교도소에 들어서니 섬칫한 느낌이 든다. 안내자는 만델라 전대통령과 함께 수형생활을 했던 60대의 흑인민권운동가. 내부는 페인트칠만 새로 했을 뿐 원래 모습 그대로라는 설명.
만델라의 감방은 정치범만 수용했던 B동 5호실. 쇠창살문 안에는 담요 한 장과 식기가 반듯이 놓여 있었다.
남아공의 흑인 민권운동가들이 혹독한 인종차별정책의 상징인 이 교도소를 공개한 것은 한풀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만델라와 함께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아메드 카트라다가 남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아파르트헤이드의 잔혹함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로빈섬이 그로 인한 고난과 고통의 기념물로 남기를 원치는 않습니다.
사악함에 맞서 싸운 숭고한 인간정신의 개선문, 옹졸함과 편협함에 맞서 지혜와 도량으로 쟁취한 승전비, 인간의 나약함을 극복한 용기와 결단력의 금자탑으로 남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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