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길들일 수 없는 자유」

  • 입력 1999년 6월 21일 14시 45분


★「길들일 수 없는 자유」막달레나 쾨스터·주자네 헤르텔 엮음 김경연 옮김 여성신문사 펴냄 360쪽 9000원▼

『여자가 탐험을 떠나겠다고? 치마를 입고 먼 길을 가겠다고?』

지난 세기의 남자들에겐 펄쩍 뛸 노릇이었다. 그러나 미지의 세계를 찾아 길을 떠나는 것은 남녀를 막론하고 매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는 금기와 속박의 시대에 가장 현대적인 사고를 하고, 가장 자유로운 선택을 했던 여성탐험가 10인의 기록이 담겨 있다.

유럽대륙을 횡단하여 동방세계를 찾아온 이사벨라 버드 비숍, 1715년경 유럽의 여러 나라를 탐험했던 레이디 메리 몬터규, 지구를 여덟바퀴나 돈 만큼의 거리를 탐험한 이다 파이퍼등…. 이들은 책의 앞머리에서 이렇게 말한다.『세계는 구역질이 날 정도로 남자들의 여행일색이다. 남자들의 여행담은 언제나 똑같은 어조로 쓰였고, 똑같이 사소한 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여자들에게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새롭고 기분 좋은 말들로 그들이 이용한 소재에 다양하고 아름답게 살을 붙일수 있다.』(메리 아스텔,1724년)

온몸을 꽉 조이고 있는 코르셋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삶」을 찾아 길을 떠난 여성탐험가들. 이들이 낯선 곳에서 건져올린 삶의 육성고백들을 찬찬히 음미해보자.

최용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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