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姓 함께쓰기」확산…『부계중심 전통깨자』동참

  • 입력 1999년 6월 21일 19시 32분


정이△△, 박김, 장윤××…. 최근 가끔씩 들어볼 수 있는 이름들이다.

이처럼 아버지의 성(姓)과 어머니의 성을 함께 쓰는 ‘부모성 함께 쓰기’가 이 운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나면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현재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1만명 정도. 신혼초의 젊은 남성도 상당수다.

이 운동은 97년 3월 여성단체 회원과 일부 뜻을 같이하는 PC통신 가입자 등 170명의 여성이 “뿌리깊은 가부장적 의식구조에 맞서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물론 이들이 호적에서까지 성을 바꾼 것은 아니다. 민법 781조가 “자녀의 성은 아버지의 성을 따른다”고 엄연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들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부계(父系)중심의 민법을 바꾸는 것”이라며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 운동이 시작될 때만 해도 일반인들로부터 비웃음을 사기 일쑤였다. “오랜 전통과 미풍양속을 무너뜨리려한다”는 유림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PC통신 인터넷 등을 통한 “부계중심의 남아선호사상이 어린 여자아이들을 낙태시키는 살인행위를 만연케 하고 있다”는 호소가 먹히면서 ‘동조자’들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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