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이렇게 맞자]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 무기화 대비

  • 입력 1999년 6월 22일 21시 14분


21세기에는 얼마나 엄청난 컴퓨터 바이러스가 나타날 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만 괴롭다면 대충 넘어가도 되겠지만 우리 국민, 나아가 전세계 사람을 대상으로 엄청난 테러 행위를 자행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20세기의 마지막 해인 올해부터 수상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전까지는 불법복사를 하던 개개인이 소규모 피해를 본 데 그쳤지만 이제는 업무용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회사 관공서가 대규모의 피해를 보고 있다. 멜리사 바이러스처럼 스스로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종류가 출현, 확산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21세기에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드는 목적도 해커들이 사용자 비밀번호나 비밀 정보를 빼낼 수 있는 해킹 도구로 변화할 것이며 벌써 그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또 21세기에는 국가간 전쟁이 정보전 양상을 띠게 되면서 컴퓨터 바이러스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무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전쟁은 폭격 이전에 전산망에 침투해 레이더망을 포함한 전산 시스템을 먼저 무력화시키는 추세가 될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컴퓨터 바이러스의 무기화에 대한 연구가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

필자도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종 바이러스를 뒤쫓아가는 신세였지만 21세기에는 바이러스 제작자를 앞서가는 방법을 개발해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 생각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정보전에 돌입하게 된다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도울 것이다.

안철수(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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