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는 극장가 최대 고객인 대학생의 방학과 함께 시작되고 개학과 함께 끝난다. 지난해에도 대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된 6월 네째 주말인 27일 ‘고질라’가 개봉되면서 여름 성수기의 막이 올랐다.
◆외화◆
지난해 6월 넷째주∼8월말까지 서울에서 40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았던 할리우드영화는 ‘고질라’ ‘아마겟돈’ ‘뮬란’ ‘리쎌웨폰4’ 등 4편. 미국에서도 모두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던 흥행작이다.
미국 개봉수익 1억달러〓서울관객 40만명. 이 등식이 성립한다면 올해 서울관객 40만명을 넘을 영화들이 줄을 섰다. 이미 ‘스타워즈’ ‘오스틴 파워’ ‘미이라’ ‘애널라이즈 디스’ 등 4편이 미국에서 개봉, 1억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기 때문.
또 개봉 한주밖에 안됐는데도 벌써 흥행수익이 3400만달러를 넘은 애니메이션 ‘타잔’, 역대 로맨틱 코미디중 개봉 첫주 최고 수익(2780만달러)을 기록한 ‘노팅 힐’도 흥행수익 1억달러를 넘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맨 인 블랙’의 배리 소넨필드 감독과 윌 스미스가 다시 손을 잡은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는 미국서 아직 개봉전이지만 ‘맨 인 블랙’을 능가하는 대형 영화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스타워즈’는 미국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국내에서는 2년전 ‘스타워즈’3부작이 재개봉됐을 때도 관객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또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는 미국인에게 친숙한 TV시리즈가 원작이며 코미디인 ‘오스틴 파워’에서는 미국적인 개그와 말장난이 넘쳐난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흥행이 가능할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적지않다.
◆한국영화◆
여름 개봉을 기피해왔던 한국영화들도 올 여름에는 잇따라 극장에 들어선다.
지난해 여름시즌에 개봉된 대형 한국영화는 서울에서 41만9000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던 ‘퇴마록’뿐. 그러나 올에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자귀모’ ‘유령’ 등 3편의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코믹한 이미지의 박중훈이 형사로, ‘부드러운 남자’ 안성기가 범죄자로 변신하는 액션영화다. 또 ‘자귀모’와 ‘유령’은 3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들였고 특수효과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대규모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자귀모’를 배급하는 시네마서비스의 강우석 감독은 “여름 성수기를 포기하면 영화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제 한국영화도 성수기에 할리우드와 승부를 벌이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고 말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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