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7월! 세계의 종말은 다가왔는가?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가 4세기전 그의 저서 ‘예언’에 명시한 종말의 달을 앞두고, 프랑스인들 사이에 노스트라다무스는 또 한번 화제의 인물으로 부각되고 있다.
로제 프레보의 이 책은 12년간 탐구한 결실이다. 노스트라다무스의 필사본과 그의 사후 39년만에 나온 최초의 인쇄본에서부터 근래의 출판물까지 무려 170종에 달하는 판본을 비교 검토하여 그의 ‘예언’이 수세기에 걸쳐 신화화 돼온 과정을 분석했다.
저자는 먼저 353편의 4행시가 담긴 시집 ‘예언’이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을 미래형 동사로 기록하고 있음을 밝힌다. 예를들어 루이16세와 마리 앙트와네트의 처형을 예언한 것으로 해석된 시구는 1562년에 일어난 학살의 묘사이며 1986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죽음을 예언한 것으로 알려진 시는 1305년 프랑스 리옹에서 벌어진 클레멘스5세의 교황선포식이 참극으로 돌변한 사건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999년7월 하늘로부터 공포의 왕이 올 것이라는 문제의 시구는 세계의 종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1099년 7월 첫번째 십자군 원정때 고드후르와가 이슬람으로부터 예루살렘을 탈환한 것을 표현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또 이미 17세기에 나온 판본도 16세기 불어로 쓰인 노스트라다무스의 애매한 문체를 예언이 적중되는 쪽으로 해석, 편찬하여 원작과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엉뚱한 해석작업은 20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는 후세가 만들어낸 산물이며, 실제의 노스트라다무스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관점에서 과거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한 역사가라는 것이 저자는 결론이다.
유명한 의사이며 점성가였던 노스트라다무스는 르네상스시대가 낳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 시대에는 개인과 인간공동체의 운명 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몸도 천체의 움직임에 의해 결정되고 영향을 받는다고 믿었다. 따라서 당시에는 의과대 안에 점성학과가 함께 있어 의대생은 점성학을 필수로 공부해야했다. 페스트로 죽어가는 인간들을 치료하며 노스트라다무스가 점성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조혜영<불 국립종교학연구소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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