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와 PC통신 유니텔이 주최하는 ‘체험!인터넷 서바이벌99’에 참가하기 위해 접수마감일인 28일까지 지원서를 낸 국내외 네티즌은 모두 4000여명에 달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선발된 생존 체험자들은 모두 7명. 국내 인터넷의 현주소를 몸으로 직접 밝혀줄 이들은 20대에서 50대까지의 연령층에 직업도 전직공무원 주부 대학생 중국집배달원 등으로 다양하다.
도전자중 가장 연장자인 박완영씨(59·강원 춘천시 석사동)는 영월군수 화천군수 강원도공무원교육원장을 지낸 전직 공무원. 2년 전 동아일보의 인터넷캠페인 때 인터넷을 처음 배운 그는 “인터넷을 통해 손자들에게 선물을 보내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이 기회에 관공서 인터넷민원 실태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컴퓨터 테크라이터(컴퓨터 전문작가)를 자처하는 곽동수씨(35·서울 서대문구 홍제동)는 프로답게 “생존은 물론 이번 행사를 세계 네티즌에게도 널리 홍보하겠다”고 했으나 “담배와 면도기는 어떻게 구할지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제지공장을 경영하는 남편을 둔 윤예숙씨(33·경기 수원시 매탄동)는 “인터넷을 배운지 3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20∼40대 남성을 해부하는 인터넷잡지(웹진)를 만들겠다”며 “특히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엄마인 만큼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인터넷정보를 많이 발굴하겠다”고 주부다운 기지를 보였다.
유일한 가족팀인 이성기(28·자영업자) 손미숙씨(28·서울 관악구 신림동) 부부. 이씨는 “컴맹인 아내에게 인터넷을 가르치겠다”며 인터넷으로 유아용품을 구입하는 대로 100일된 우리 아기도 생존게임에 합류시키겠다”고 밝혔다.
덕성여대 사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민소은씨(22·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한 끼도 굶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취업정보와 평소 관심이 많은 고대사 자료를 찾겠다”고 말했다. “좌우명인 ‘즐겁게 살자’를 인터넷만으로 실천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
이들 5개팀과 비교실험을 위해 컴퓨터없이 전화 1대만으로 독방 생활을 하게 된 별도팀 최혁재씨(31·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서울 종로의 중국음식점 ‘일지각’ 배달원으로 일하는 그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온 3년경력의 이른바 학사출신 ‘철가방’. 그는 “철가방 체면상 절대 중국음식을 주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7인의 도전자는 29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은 뒤 인터넷 PC통신 이용법을 배웠다. 30일 휴식을 거쳐 이들은 다음달 1일 오전10시 서울 성동구 옥수동 삼성사이버아파트(15평형)에 각각 들어가 5박6일(120시간)간 생존게임을 펼치게 된다. 가장 우수한 생존팀엔 삼성전자의 펜티엄 노트북PC를 상품으로 주고 인터넷을 통해 도전자들을 가장 잘 도와준 네티즌 1명도 선정해 펜티엄PC를 증정할 계획이다.
▼www.unitel.co.kr서 도전자와 만날 수 있어▼
서바이벌 게임은 참가자들이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속옷1벌에 휴지와 수건, 그리고 100만원(가족팀 200만원)이 든 통장과 신용카드만 갖고 15평 아파트에 갇혀 5박6일간 인터넷만으로 생활용품을 구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해내야 하는 실험적 게임이다.도전자들 외에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이 행사에 간접 참여가 가능하다. 유니텔 사이트 www.unitel.co.kr로 들어가면 이들 도전자와 만나 채팅을 하거나 게시판 E메일을 통해 격려나 제안을 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매일 10분씩 웹캠(인터넷 카메라)을 통해 자신의 생활을 직접 생방송할 계획이다. PC통신 유니텔 회원의 경우 유니텔 내에서 ‘체험! 인터넷서바이벌99’ 메뉴를 통해 토론방과 상황중계에 접할 수 있다. 02―481―2526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