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특집]「백색-소형 家電」외국제품 강세

  • 입력 1999년 6월 30일 03시 04분


외국 브랜드의 가전제품들이 국내 가정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전히 ‘사치품’의 이미지가 남아있긴 하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품질이 낫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소신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 계층이 형성되고 있는 중.

국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 제품은 대형 백색가전과 소형가전으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백색가전, 고급 이미지로 승부〓대표적 백색가전인 냉장고는 GE와 월풀의 제품이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두 업체는 최근 고급형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양문 여닫이형 냉장고를 국내 가전업체들보다 일찍 선보이는 등 ‘기술의 우위’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냉장고 판매 세계 1위인 월풀의 경우 이음새 없는 ‘일체형’ 내부구조로 냉기 유출을 막는 기술이 자랑거리.

세탁기에서도 GE와 월풀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제품인 아에게(AEG) 밀레 등이 대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중.

아에게의 최신 모델인 ‘에코―라바마트’는 ‘퍼지―로직’기능을 채택해 세탁물을 미리 분석, 세탁물에 따라 물과 세제 사용량을 자동 조절하는 기능이 돋보인다. 새 기술이 나왔을 때 쉽게 접목할 수 있는 ‘업데이트’기능도 이 제품의 자랑거리.

밀레는 고장률이 낮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소형가전과 오디오 시장은 평정〓국내 가전업체들은 소형가전과 오디오 시장에서 거의 손을 뗐다. 소니 필립스 브라운 등 외국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소형 가전시장은 외국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소형 가전시장은 필립스와 브라운이 양분하고 있는 형국. 두 업체는 면도기 헤어드라이어 커피메이커 다리미 전동칫솔 등 ‘소품’에 속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필립스는 특히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면도기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셰이빙 크림을 내장할 수 있는 전기면도기 ‘필리쉐이브 쿨 스킨’을 출시, 기술력이 정점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디오의 경우 소니 아이와 파나소닉 마란츠 등이 소형 카세트에서부터 컴포넌트, 전문 기기에 이르기까지 국내 업체에 비해 절대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망 확충으로 본격 공세〓업계 관계자들은 “외국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품질의 우위만을 내세우던 지금까지의 ‘소극적’ 마케팅에서 벗어나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망 확충을 통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

특히 과거 백화점이나 일부 전문상가에만 의존하던 판매 루트가 할인점, 가전 양판점 등으로 확대된 것도 외국업체들에게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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