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라의 맛과 멋]서울 중구 다동 남포면옥

  • 입력 1999년 7월 1일 19시 25분


서울 중구 다동의 남포면옥(02―777―2269). 평안도의 고급 요리인 ‘어복쟁반’으로 이름난 곳이다. 어복쟁반(3만6000원)은 둥그런 놋그릇에 얇게 썬 양지머리, 소의 젖 부위인 유통, 송이버섯 쑥갓 파 대추 잣 삶은달걀 등을 보기 좋게 돌려 담아 육수를 부어가며 끓여 먹는 요리. 먹는 동안 계속 데워야 하는데 휴대용 가스 레인지는 불을 아무리 작게 해도 불이 강하다. 때문에 알코올에 불을 붙여 차분하게 끓이기를 계속한다.

이열치열(以熱治熱). 쟁반이 쉬지 않고 끓는 덕에 줄어드는 것은 국물이고 나는 것은 땀. 2,3번씩 육수를 보충할 때마다 손수건도 이마로 가져 가는 불편이 있지만 땀이 열을 빼앗아 가는 게 느껴져 오히려 시원하다. 마늘을 듬뿍 넣은 시원한 국물은 어복쟁반 맛의 백미(白眉).

남포면옥에서 꼭 맛을 봐야 할 것은 동치미다. 새콤하면서 알싸한 동치미 국물은 땅에 묻은 독에서 23일간 익히는 전통의 방법을 고집한 결과다. 동치미국물에 떠 있는 빨간 고추가루는 그러나 여름철 위생에 의심이 가게 하는 부분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평가(만점은 ★★★)〓△맛 ★☆(반찬을 미리 담아뒀다 내오기 때문에 생기가 떨어졌다) △가격 ★★(쟁반에 3만6000원은 비싼편) △친절 ★☆(특징 없는 평범한 서비스) △분위기 ★(손님이 매우 많아 조용한 분위기는 아님).

송희라(요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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