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을 말한다]최재천 / 생명공학의 빛과 그림자

  • 입력 1999년 7월 2일 19시 22분


■「바이오테크시대」

■「첨단의학시대에는 역사시계가 멈추는가

복제양 돌리가 온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대리모의 자궁을 빌려 자식을 얻었고 동물의 몸에서 인간의 장기를 만들려는 연구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또 인간을 복제하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면은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상태이며, 세상의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복제인간을 만들어내겠노라고 호언장담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과학의 발전에 재앙이 따르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생명공학이 불러올 재앙은 그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들에게 ‘노동의 종말’로 이미 친숙해진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최근 저서 ‘바이오테크시대’(민음사)는 생명공학의 발달이 우리에게 펼쳐 보일 ‘멋진 신세계’의 결코 멋지지 않은 모습을 저자 특유의 박식한 스타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생명공학의 여러 분야들이 머지 않은 장래에 이룩할 업적들은 물론, 그로 인해 야기될 온갖 도덕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을 폭넓게 분석하고 있다. 리프킨의 책과 함께 서울대의대 의사학교실 황상익교수의 저서 ‘첨단의학시대에는 역사시계가 멈추는가’(창작과비평사)도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제1부 내용은 특별히 값지다.

리프킨과 마찬가지로 황교수도 생명공학이 인류의 복지증진에 기여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나 충분한 토론과 사고를 거치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흔히 다음 세기를 가리켜 ‘생물학의 세기’라 한다. 선진국에서 생물학이 자연과학의 중심이 되었고, 생명공학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점점 더 많은 차세대 인재들이 생물학을 평생의 업으로 택할텐데, 이 두 책은 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서울대교수·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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