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3개교 단군象 목잘려…경찰, 광신도 소행 추정

  • 입력 1999년 7월 5일 23시 08분


4일 밤 경기 여주군 여흥 오학초등학교와 여주중학교 등 3개교의 운동장 등에 세워져 있는 단군(檀君)동상의 목이 잘려나간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여흥초등학교 김학룡(金學龍)교장은 5일 “아침에 출근해 보니 학교 운동장에 세워진 ‘통일기원 국조 단군상’의 목이 사라졌다”며 “등교시간에 너무나 끔찍한 느낌이 들어 단군상을 창고로 옮겨놓았다”고 말했다.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이 동상들은 모두 수염 위 머리부분이 도끼로 자른 듯 잘려나갔으며 잘려진 머리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군상은 충남 천안에 본부를 둔 한문화운동연합(대표 이승헌)이 올해 초부터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교육이념과 건전한 민족정신 함양을 목적으로 전국 300여개의 초중고교와 공원 등지에 세운 것.

이와 관련,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개신교 단체들은 “역사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신화적 인물의 동상을 학교 등 공공장소에 세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그동안 청와대와 교육부 등에 단군상 철거를 요구해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군상 설치에 불만을 가진 일부 광신도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여주〓전승훈·이명건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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